MSO와 1인 1개소법 위반

의료법 제33조 제8항은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이른바 '1인 1개소법'을 명시하고 있다. 이 규정은 의료인으로 하여금 하나의 의료기관에서 책임 있는 의료행위를 하게 하여 의료행위의 질을 유지하고, 지나친 영리추구로 인한 의료의 공공성 훼손 및 의료서비스 수급의 불균형을 방지하며, 소수의 의료인에 의한 의료시장의 독과점 및 의료시장의 양극화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헌법재판소 2019. 8. 29. 선고 2017헌바127 결정).
최근 네트워크 병원 형태의 의료기관 운영이나 MSO(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 병원경영지원회사)를 통한 병원 경영지원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1인 1개소법 위반 여부에 대한 법적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판례와 수사기관 실무례를 중심으로 1인 1개소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할 사항을 살펴본다.
1. 1인 1개소법의 의미와 위반 유형
(1) 중복 개설과 중복 운영의 구분
대법원은 의료법 제33조 제8항 본문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중복 개설'과 '중복 운영'으로 구분하여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도3672 판결). “중복 개설” 이란 '이미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 등의 명의로 개설한 의료기관에서 직접 의료행위를 하거나 자신의 주관 아래 무자격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중복 운영”이란 '의료인이 둘 이상의 의료기관에 대하여 그 존폐·이전, 의료행위 시행 여부, 자금 조달, 인력·시설·장비의 충원과 관리, 운영성과의 귀속·배분 등의 경영사항에 관하여 의사 결정 권한을 보유하면서 관련 업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도록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의료기관의 중복 운영에 해당하기만 하면 중복 개설에는 해당하지 않더라도 ‘1인 1개소법’을 위반한 것이 된다는 점이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도3672 판결).
(2) 중복 운영 판단 기준
구체적인 사안에서 1인 1개소법에 어긋나는 의료기관의 중복 운영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도3672 판결, 수원지방법원 2022. 5. 18. 선고 2020노7247 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2. 1. 선고 2022노768 판결)
- 둘 이상의 의료기관 개설의 구체적인 과정, 개설명의자의 역할과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고 지목된 다른 의료인과의 관계, 자금 조달 방식, 경영에 관한 의사 결정 구조, 병원실무자에 대한 지휘·감독권 행사 주체, 운영성과의 분배 형태, 다른 의료인이 운영하는 경영지원 업체가 있을 경우 그 경영지원 업체에 지출되는 비용 규모 및 거래 내용-
위 사항들을 바탕으로, 둘 이상의 의료기관이 의사 결정과 운영성과 귀속 등의 측면에서 특정 의료인에게 좌우되지 않고 각자 독자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아니면 특정 의료인이 단순히 협력관계를 맺거나 경영지원 혹은 투자를 하는 정도를 넘어 둘 이상의 의료기관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고 있는지등을 살펴보아 판단하게 된다.
2. 네트워크 병원 운영 시 유의사항
(1) 네트워크 병원의 개념과 법적 문제
네트워크 병원이란, 일반적으로 동일한 브랜드나 상호를 사용하면서 본사 또는 MSO로부터 경영지원 서비스를 제공받는 복수의 의료기관들을 의미한다. 이러한 네트워크 병원 형태의 운영은 그 자체로 위법한 것은 아니나, 실질적으로는 특정 의료인이 복수의 의료기관을 지배·관리하는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면 이는 앞서본 ‘1인 1개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2) 네트워크 병원 운영 시 준수사항
1) 각 의료기관의 독립성 확보
각 의료기관은 의사 결정과 운영성과 귀속 등의 측면에서 독립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특정 의료인이 복수의 의료기관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는 것은 1인 1개소법 위반에 해당한다.
2) 개설 과정의 독립성
각 의료기관의 개설 과정에서 개설허가 신청, 시설기준 준수 등의 행정적 절차는 각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독자적으로 처리하여야 한다. 특정인이 복수의 의료기관 개설 과정을 주도하는 것은 중복 운영의 징표가 될 수 있다.
3) 자금 조달의 독립성
각 의료기관의 개설 및 운영 자금은 각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독자적으로 조달하여야 한다. 특정인이 복수의 의료기관의 개설 자금이나 운영 자금을 부담하는 것은 중복 운영의 징표가 될 수 있다.
4) 인력 관리의 독립성
각 의료기관의 의료인 및 직원 채용은 각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독자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특정인이 복수의 의료기관의 인력 채용을 주도하거나, 한 의료기관의 환자나 직원을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동시키는 것은 중복 운영의 징표가 될 수 있다.
5) 운영성과의 독립적 귀속
각 의료기관의 운영성과는 각 의료기관의 개설자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특정인이 복수의 의료기관의 운영성과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거나, 브랜드수수료·컨설팅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여 운영성과를 이전하는 것은 중복 운영의 징표가 될 수 있다.
3. MSO 관련 유의사항
(1) MSO의 개념과 법적 성격
MSO(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는 의료기관에 대하여 경영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MSO는 의료기관의 비의료 업무(인사, 회계, 마케팅, 시설 관리 등)를 대행하여 의료인이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MSO를 통한 병원 경영지원 서비스 자체는 적법하나, MSO가 의료기관의 경영에 관한 의사 결정 권한을 실질적으로 보유하거나, MSO를 통해 특정 의료인이 복수의 의료기관을 지배·관리하는 경우 1인 1개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2)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단속 증가
보건복지부는 1인 1개소법 위반 의료기관에 대한 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특히 네트워크 병원 형태로 운영되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실질적 운영자가 누구인지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최근 들어 특별사법경찰관리(특사경)에 의한 실질적인 단속이 늘어나고 있음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3) 수사기관의 수사
수사기관은 수사권을 바탕으로 의료기관 개설 과정에서의 자금 흐름, 의료기관 운영 과정에서의 의사 결정 구조, 의료기관 간 환자 및 직원 이동 내역, MSO 등 경영지원 업체와의 계약 내용 및 비용 지출 내역, 의료기관 개설자와 실질적 운영자 간의 관계 등을 조사한다.
4. 1인 1개소법 위반 시 법적 책임
(1) 형사 책임
의료법 제33조 제8항을 위반하여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의료법 제87조 제2항 제2호).
(2) 행정 책임
시장·군수·구청장은 의료법 제33조 제8항을 위반하여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한 때 그 의료업을 1년의 범위에서 정지시키거나 개설허가의 취소 또는 의료기관 폐쇄를 명할 수 있다(의료법 제64조 제1항 제4의3호).
(3) 민사 책임
1인 1개소법을 위반하여 의료기관을 운영한 경우, 그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한 법률관계가 문제될 수 있다. 판례는 의료법 제33조 제8항 위반 행위가 그 사법상 효력까지 부정해야 할 정도로 현저히 반사회성을 지닌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고는 있으나, 개별 사안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5. 결 론
1인 1개소법은 의료의 질을 유지하고 의료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규정이다. 네트워크 병원이나 MSO를 통한 병원 경영지원 서비스는 그 자체로 위법한 것은 아니나, 실질적으로 특정 의료인이 복수의 의료기관을 지배·관리하는 경우 1인 1개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개별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전문가(변호사 등)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평소 의료기관의 독립적 운영을 확보하고, 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명확히 작성하며, 자금 흐름 및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등 1인 1개소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