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상 금지되는 환자유인행위와 합법적인 의료광고를 어떻게 구별할까

의료기관을 운영하다 보면 환자유치를 위한 홍보마케팅이 필요하다. 그러나 자칫 의료법상 금지된 ‘환자유인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적극적인 광고활동이 주저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환자유인행위와 합법적인 의료광고의 경계가 모호하여 혼란을 겪는 의료인들이 적지 않다. 이번 기고에서는 법원판례와 헌법재판소 결정례를 중심으로, 의료인들이 실무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환자유인행위와 의료광고의 구별기준을 짚어보고자 한다.
1. 대가의 성격: ‘광고비’와 ‘알선소개비’를 가르는 핵심 기준
환자유인행위와 의료광고를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의료기관이 제3자(광고대행사, 플랫폼 등)에게 지급하는 대가의 ‘성격’이다. 법원은 지급된 금품이 ‘광고 서비스 자체에 대한 대가’인지, 아니면 ‘환자를 유치한 성과에 대한 대가’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판례는 환자유치 실적에 연동하여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은 대체로 ‘소개비’로 보고 있다. 법원은 플랫폼을 통해 발생한 건별 매출의 일정 비율을 지급한 것은 광고·홍보 그 자체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환자를 유치한 성과에 대한 대가이므로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서울행정법원 2021. 7. 9. 선고 2020구합83515 판결). 마찬가지로 소셜커머스 업체가 상품쿠폰을 직접 판매하고 판매대금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 ‘위수탁 판매계약’ 역시 실질적인 환자 소개·알선 행위로 보아 유죄로 판단한 사례가 있다(의정부지방법원 2018. 12. 6. 선고 2018노512 판결).
반면, 광고 게재 자체에 대해 고정비용을 지급하거나 광고 노출 횟수 등 진료비가 아닌 성과에 따라 비용을 산정하는 방식은 ‘광고비’로 인정된다. 헌법재판소도 특정단체에 지급한 광고비가 환자 소개의 대가가 아닌, 해당 단체를 통한 간접적 의료광고 계약에 따른 대금이라고 보아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다(헌법재판소 2017. 2. 27. 선고 2017헌마327 결정). 따라서 계약 시 대가 지급 방식을 환자 유치 실적과 연동시키지 않는 것이 법적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2. 환자유인행위의 구체적 유형: 허용과 금지의 경계
대법원은 의료기관이 스스로 환자를 유치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하지 않지만,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서 명문으로 금지하는 행위(본인부담금 할인, 금품 제공 등)에 준하거나 ▲의료시장의 질서를 현저하게 해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법하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4. 10. 27. 선고 2004도5724 판결). 판례를 통해 구체적인 허용 및 금지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 금지되는 행위:
본인부담금 할인·면제: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할인·면제하는 행위는 의료법이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대표적인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한다(헌법재판소 2017. 12. 28. 선고 2016헌바311 결정). 가족이나 직원 등 지인에게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고 전체금액이 많지 않았던 사례에 대해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판례도 있지만, 의료법에서 환자유인행위 예시로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상 이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과도한 금품 제공: 사회상규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서는 금품이나 이익을 제공하여 환자를 유치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 허용되는 행위:
비급여 진료비 할인: 헌법재판소는 비급여 진료 항목의 비용을 할인하는 것은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본인부담금’ 할인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그것이 의료시장 질서를 현저히 해치지 않는 한 허용된다(헌법재판소 2019. 5. 30. 2017헌마1217 결정).
의례적 수준의 선물 제공: 출산 산모에게 분유, 기저귀 등 소액의 선물을 제공하는 것은 사회상규상 의례적인 행위로 보아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헌법재판소 2015. 12. 29. 선고 2016헌마176 결정).
결국, 환자에게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이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해칠 수 있는 ‘본인부담금’과 관련되는지, 그리고 그 수준이 의료시장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해칠 만큼 과도한지가 판단기준이 된다.
3. 광고·플랫폼 계약 시 법적 위험을 피하는 실무 지침
온라인 플랫폼이나 광고대행사를 통한 마케팅이 보편화되면서, 계약의 형태와 내용이 법위반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안전한 계약을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유의해야 한다.
- 계약 형태: ‘광고대행’인가, ‘판매위탁’인가
계약의 명칭이 아닌 실질이 중요하다. 업체의 역할을 광고제작·게시·관리에 한정하는 ‘순수 광고대행계약’은 안전한 반면, 업체가 상품쿠폰을 직접 판매하고 수수료를 받는 ‘위수탁 판매계약’은 사실상 판매를 위탁하고 환자를 소개받는 구조이고 특히 수수료가 진료비 등 환자 유치실적에 연동되면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할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 대가 지급 방식: ‘고정 광고비’인가, ‘성과 연동 수수료’인가
환자 유치 실적(내원 환자 수, 시술 건수, 매출액 등)에 비례하여 대가를 지급하는 ‘성과 연동 수수료’는 법원이 환자 소개의 대가로 판단하는 전형적인 유형에 해당한다. 계약 시 광고 서비스 자체에 대한 대가로 ‘고정 광고비’를 지급하거나, 광고 게시 기간이나 노출 횟수 등 환자 유치 결과와 무관한 객관적 기준에 따라 대가를 산정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 업체의 역할 범위: ‘정보 전달’인가, ‘상담·알선’인가
광고대행사나 플랫폼의 역할은 의료정보를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기술적·보조적 역할에 그쳐야 한다. 만약 업체가 환자와 1:1 상담을 진행하거나, 특정 시술을 추천하고, 예약을 대행·관리하는 등 환자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면 이는 단순 광고를 넘어선 ‘알선’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계약서에 업체의 역할을 명확히 한정하고, 환자와의 직접적인 접촉이나 상담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을 두는 것이 법률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법적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계약의 실질이 ‘환자 유치 성과에 대한 대가 지급’이 아닌, ‘광고 서비스 이용에 대한 대가 지급’이 되도록 명확히 기재해야 하고, 계약서에 업체의 역할을 광고 제작 및 게시에 한정하고, 대가는 환자 유치 성과와 연동되지 않게 책정해야 한다. 또한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명시하는 것도 자칫 업체가 벌인 위법행위로부터 법률적으로 절연하기 위해 필요하다.
